- 검색 결과가 없습니다.
여름에 가볍게 입어보고 싶었습니다
수술을 앞두고 무엇이 가장 걱정되시냐고 여쭤보면 답은 대개 두 갈래입니다. 하나는 몸에 남을 후유증이고, 다른 하나는 수술이 끝난 뒤의 모양입니다.
지난 6월 여유증(여성형유방) 수술을 받으신 한 분도 그 두 가지를 적어주셨습니다. 후유증이 생기지는 않을지, 모양이 생각한 대로 나오지 않으면 어떻게 할지. 수술 후 후기에는 이렇게 쓰셨습니다. "후유증은 아직은 없고, 수술 후 모양도 만족스러움." 다만 회복 경과와 결과에 대한 체감은 사람마다 차이가 있어, 이분의 경험이 모든 분께 그대로 적용된다고 말씀드리기는 어렵습니다.
이분은 병원에 처음 왔을 때의 인상도 남겨주셨습니다. 생각보다 깔끔했고 직원들이 친절했다고요. 그리고 한 줄이 더 있었습니다. "생각했던 것보다 규모가 작아 부담스럽지 않았음."
이 답변을 읽으며 한 가지를 다시 확인했습니다. 여유증으로 진료를 알아보시는 분들 상당수가 병원 문을 열기 전부터 이미 여러 장면을 상상하신다는 것입니다. 대기실에서 누군가와 마주치면 어떡하나, 무슨 말부터 꺼내야 하나. 그 상상이 실제 방문보다 훨씬 무겁습니다.
진료실 문턱을 낮추는 일이 진료의 일부라고 생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상담에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꺼내도 괜찮다는 것을 먼저 아셔야, 정작 필요한 이야기가 나옵니다.

수술 후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일을 여쭤보면 답이 제각각입니다. 이분은 체중을 조금 더 정리한 뒤에 민소매를 입어보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워터파크에도 가보고 싶고, 여름에는 그냥 가볍게 입고 싶다고요.
특별할 것 없어 보이는 목록입니다. 다만 여유증으로 오래 고민하신 분들에게는 이 평범한 항목들이 몇 해 동안 미뤄둔 일이기도 합니다. 여름마다 겉옷 한 겹을 더 챙기던 습관, 물놀이 자리를 피하던 선택이 쌓이면 목록은 길어집니다.
수술 후 활동 재개 시점은 상처와 부기 상태를 보며 단계적으로 정합니다. 회복 속도에는 개인차가 있으니 스스로 판단하지 마시고 경과 확인 때 상의해 주시면 됩니다.
이분은 마지막에 한마디를 덧붙이셨습니다. 만족도가 높으니 해볼 만하고, 체중 조절을 마치기 전이라도 일단 방문해 보시라는 이야기였습니다.
진료실에서 실제로 자주 듣는 질문이기도 합니다. 살부터 빼고 와야 하는 것 아니냐는 질문입니다. 이 부분은 일률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습니다. 여유증은 유선조직의 문제이고 체지방은 별개의 요소라, 두 가지가 어떤 비중으로 섞여 있는지는 진찰과 검사로 확인해야 알 수 있습니다. 어느 쪽이 주된 원인인지에 따라 안내드리는 방향도 달라집니다.
이분은 "고민은 수술 일자만 늦춘다."고도 쓰셨습니다. 그 문장은 이분이 직접 겪고 난 뒤의 소감이고, 저는 서두르시라는 뜻으로 읽지는 않습니다. 수술이 필요한 상태인지, 필요하다면 언제가 적절한지는 진료를 통해 본인 상태를 확인한 뒤 판단하실 일입니다. 상담 결과 수술이 필요하지 않다고 안내드리는 경우도 있습니다.
후기를 읽다 보면 결국 모두 각자의 여름 이야기입니다. 올여름에는 그 목록을 하나씩 지워 나가시기를 바랍니다.
- · 흉부외과 전문의/의학석사
- ·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졸업
프로필 자세히 보기 ›
- ·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전공의
- · 삼성서울병원 흉부외과 전임의
- · 前 일산동국대학교병원 흉부외과 교수
- · 대한심장혈관흉부외과 정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