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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엔 병원에 와보는 게 시작입니다
6월에 여유증 수술을 받으신 분이 후기에 남기신 문장입니다. 집에서 고민한다고 달라지는 건 없다는 말이 뒤에 붙어 있었습니다.
이분의 후기는 다른 분들보다 길었습니다. 걱정했던 것부터 수술 후에 하고 싶은 일까지 칸마다 문장이 꽉 차 있었습니다. 그만큼 오래 안고 계셨던 이야기라는 뜻이기도 합니다.
수술을 고민하는 동안 걱정됐던 것으로 세 가지를 적어주셨습니다. 비용 부담, 수술 후 부작용, 그리고 회복 기간의 관리였습니다.
셋 다 진료실에서 자주 듣는 항목입니다. 이 중 부작용과 관리는 상담 단계에서 미리 정리해 드립니다. 붓기와 멍, 압박복 착용 기간처럼 예상 가능한 경과가 있고, 어떤 신호가 정상 범위이고 어떤 때 병원에 연락하셔야 하는지를 구분해서 안내드립니다. 걱정의 상당 부분은 무엇이 정상인지 모르는 데서 생깁니다.
이분은 막상 겪어보니 별것 아니었다고 쓰셨습니다. 다만 회복 경과는 사람마다 다릅니다. 제거한 조직의 양과 피부 탄력, 원래의 체형에 따라 붓기가 남는 기간도 달라집니다.

처음 병원에 왔을 때에 대해서는 넓고 쾌적했다는 것, 그리고 개별로 쉴 수 있는 공간이 가장 마음에 들었다고 적어주셨습니다.
여유증으로 오시는 분들은 대기실에서 다른 사람과 마주치는 것 자체를 부담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개별 공간을 둔 것은 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서입니다. 시설에 대한 평가라기보다 혼자 있을 수 있다는 사실 자체가 편했다는 뜻으로 읽었습니다.
직원과 의료진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태도를 보인 것이 신뢰가 됐다는 말씀도 있었습니다. 저희에게는 매일 하는 수술이지만 환자분에게는 한 번뿐인 수술입니다. 설명할 때 그 간격을 잊지 않으려고 합니다.
수술 중 기억에 남는 순간을 묻는 칸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수술 직전에는 잘못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맴돌며 긴장됐는데, 그 상태로 마취가 되어 쥐도 새도 모르게 수술이 끝나 있었다고요.
수술 직전의 긴장은 거의 모든 분이 겪습니다. 마취과에서 상태를 확인하고 마취가 이루어지며, 저는 그 이후에 수술방에 들어갑니다. 그래서 환자분의 기억은 대개 마취 직전에서 끊기고 회복실에서 다시 이어집니다. 결과에 대한 설명은 수술을 마친 뒤에 따로 드립니다.
가장 오래 눈이 머문 칸은 수술 후 하고 싶은 일을 적는 칸이었습니다. 신경 쓰여 못 입었던 옷과 못 했던 행동들, 한평생 자신을 깎아먹던 것이 없어졌으니 이제 운동도 하고 옷도 입고 더 당당하게 지내고 싶다고 쓰셨습니다.
여유증은 통증이 있는 질환이 아니어서 밖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습니다. 대신 옷을 고르는 기준, 자세, 사람을 대하는 태도처럼 일상 곳곳에 조금씩 흔적을 남깁니다. 그 항목들이 하나씩 되돌아오는 데에는 수술 이후로도 시간이 조금 걸립니다. 몸의 회복과 습관의 회복은 속도가 다릅니다.
같은 고민을 하는 분께 남기신 말이 이 글의 제목입니다. 삶이 달라지고 질이 달라진다는 문장도 뒤에 붙어 있었습니다.
이건 이분이 자신의 경험을 두고 하신 말씀입니다. 여유증은 등급과 유선조직 상태에 따라 수술 방법과 필요 여부에 대한 판단이 달라지므로, 결과 역시 사람마다 같을 수 없습니다. 수술 여부는 진료를 통해 본인 상태를 확인한 뒤 판단하실 일입니다.
다만 앞부분, 병원에 와보는 것이 시작이라는 말에는 저도 동의합니다. 진료를 받는 것과 수술을 결정하는 것은 다른 일이고, 검사 결과를 확인한 뒤에 수술을 하지 않기로 정하는 분들도 있습니다. 어느 쪽이든 확인은 하고 결정하는 편이 낫습니다.
마지막 칸에는 오래오래 잘 되기를 바란다는 말을 남겨주셨습니다. 그 말에 값하도록 다음 수술도 같은 기준으로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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