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옷이 입고 싶습니다

저자 : 이태원 원장2026년 8월 3일 오후 12:19 0
Truman Customer Story Column

흰옷이 입고 싶습니다

수술 이틀 뒤에 받은 후기에서, 이 한 문장이 오래 눈에 남았습니다.

수술 후 가장 하고 싶은 일을 묻는 칸에 적힌 답이었습니다. 여행도, 운동도 아닌 흰옷. 이 짧은 답의 무게를 아는 분들이 있을 겁니다. 밝은 색 옷은 몸의 윤곽을 숨겨주지 않기 때문에, 여유증으로 고민하는 분들의 옷장은 대개 어두운 색으로 채워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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걱정의 크기와 실제의 거리

수술 전, 이분의 걱정은 작지 않았습니다. 후기에 이렇게 적었습니다.

“수술이 많이 아프고 후유증이 상당히 클 거라 걱정했지만, 빠르고 안전하게 끝나서 만족했습니다.”

이분의 경우, 걱정했던 것과 실제 사이의 거리가 그만큼 컸다는 뜻입니다. 경과와 회복 속도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막연한 상상 속의 수술이 실제보다 훨씬 크고 무섭게 그려져 있는 경우는 진료실에서 늘 봅니다. 그 거리를 좁혀드리는 것이 상담의 역할입니다.

 

어색함이 편안함이 되기까지

처음 병원에 들어섰을 때는 어색했다고 하셨습니다. 당연한 일입니다. 이런 고민으로 병원을 찾는 것 자체가 처음인 분들이 대부분이니까요.

그 어색함이 오래가지 않도록 하는 것은 저희의 몫입니다. 이분도 직원들의 응대 덕분에 편안해졌다고 하셨습니다.

마취에 대해서도 “마취가 굉장히 잘 되서 만족했습니다”라는 한 줄을 남기셨습니다.

 

고민의 시간에 대하여

같은 고민을 하는 분들께 남기고 싶은 말을 묻자, 이분은 고민할 시간에 하는 편이 낫다는 취지로 답하셨습니다.

저는 이 말을 절반만 전하고 싶습니다. 고민만으로 보내는 시간이 아깝다는 것에는 동의합니다. 다만 그 시간이 향해야 할 곳은 수술대가 아니라 진료실입니다. 본인의 상태를 확인하고 나서, 수술이 필요한지 아닌지를 판단해도 충분합니다.

수술 이틀 뒤, 회복을 막 시작한 시점에 흰옷을 떠올릴 수 있다는 것. 저는 그것이 이 후기의 가장 좋은 대목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번 여름, 이분의 옷장에 흰옷이 한 벌씩 늘어나기를 바랍니다. 그리고 어두운 옷 뒤에 고민을 숨겨온 다른 분들도, 진료실에서 그 고민을 꺼내놓으실 수 있기를 바랍니다.